40대 늦깎이 결혼, 돈 얼마나 썼나?
이 글에서 다루는 것: 40대 결혼 비용 현실, 오피스텔 역전세 문제, 신혼집 월세 선택, 결혼 준비가 재테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이유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40대 중반, 가진 것 없는 나를 그대로 이해해주고 받아준 사람이었다. 처음으로 결혼을 결심했다.
막연하게 생각했다. 3천만 원 정도면 되겠지.
틀렸다.
3천만 원이면 되겠지 — 그 착각
결혼식만 3천만 원이 나갔다
결혼을 결심하고 처음 한 일이 웨딩홀 투어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갔다. 플래너가 비용을 설명했다. 숫자를 들었을 때 잠깐 멍했다. 이게 맞나 싶었다. 맞았다. 그게 현실이었다.
결혼식 비용으로만 약 3,000만 원이 들었다. 식대로 일부 커버가 됐지만, 순지출이 꽤 됐다. 내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전체 예산 3천만 원”이 결혼식 하나로 사라진 것이다.
신혼여행 비용이 약 700만 원 더 들어갔다.
스드메·혼수까지 더해지니
결혼식과 신혼여행만 해도 3,700만 원이었다.
거기에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약 500만 원, 혼수(가전·가구) 약 1,200만 원이 더 붙었다. 결혼 전에는 원룸 살림이었다. 둘이 함께 살 집에 맞는 가전과 가구는 전부 새로 사야 했다.
비용은 처음 생각했던 예상의 두 배가 넘게 나갔다.
와이프의 돈이 묶여 있었다
없는 게 아니라 쓸 수 없는 돈
나이 차이가 조금 나는 와이프. 사회생활을 10년 넘게 했는데 돈이 없다고 했다.
없는 게 아니었다. 쓸 수 없는 돈이었다.
4~5년 전에 투자 목적으로 작은 오피스텔을 샀다. 당시에는 전세가가 높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역전세가 났다. 전세 갱신을 할 때마다 세입자에게 오히려 1,000만 원씩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었다.
소형 오피스텔, 지금 팔 수 없는 이유
다주택자를 강하게 규제하는 시장 분위기에서 소형 오피스텔을 살 사람이 없었다. 매도 호가를 낮춰도 문의조차 없었다.
오피스텔을 사면서 돈이 묶인 것이다. 투자라고 생각했던 게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없는 게 아니라 쓸 수 없는 돈이었다. 부동산 투자가 항상 답이 아니라는 걸 직접 겪어서 알게 됐다.
역전세 문제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오피스텔 시장이 회복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혼집, 서울에서 답이 없었다
전세는 엄두가 안 났다
서울에서 신혼집을 구하기 시작했다.
전세를 보러 다녔다. 서울 기준으로 전세금이 최소 3억 원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출을 최대한 받아서 서울 외곽의 아주 작은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다. 결혼 준비에 현금과 마이너스 통장까지 다 쓴 상태에서 몇 억 원짜리 전세를 구하는 건 대출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런데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과연 구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이자 부담이 또 생긴다.
서울은 진짜 답이 안 나왔다.
월세로 결정했다
결국 월세로 방향을 잡았다.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아파트 기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이 평균이었다. 월세 200 + 공과금 + 관리비 등을 더하면 240만원은 숨만 쉬어도 나가는 고정 지출인 것이다.
발품을 더 팔았다.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35만 원 아파트를 찾았다. 물론 30년도 넘은 아파트고, 많이 낡았지만 그래도 관리비까지 합치면 매달 160만 원으로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는.
보증금 3,000만 원도 결혼 준비를 다 치르고 나서 마련해야 하는 돈이었다. 통장이 거의 바닥난 상태에서 또 빠져나가니 숨이 막혔다.
지금 내 상황에서는 목돈을 묶어두는 전세보다 유동성을 확보하는 월세가 맞다고 판단했다. 틀린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들어간 총비용
솔직하게 정리한다.
- 결혼식·식대: 약 3,000만 원 (축의금이 들어왔지만 이 비용은 별도로 빼두었다)
- 신혼여행: 약 700만 원
- 스드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약 500만 원
- 혼수 (가전·가구): 약 1,200만 원
- 신혼집 보증금: 3,000만 원
- 기타 (예물·예단·소품 등): 약 500만 원
- 합계: 약 8,900만 원
결혼이 이렇게 비쌀 줄 몰랐다. 아니, 알고 있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달랐다.
20년 동안 모은 돈 중 상당 부분이 여기 들어갔다. 주식 계좌는 최대한 그대로 두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했다, 현금성 자산이 크게 줄었다.
결혼이 재테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출이 커질수록 수입 구조가 중요해진다
결혼 전까지는 지출이 비교적 단순했다. 나 혼자 쓰는 돈이었다.
결혼 후에는 달라진다. 주거비 월 160만 원에 생활비, 곧 태어날 아이의 출산 비용과 육아비까지. 고정 지출이 크게 늘어난다. 월급이 같아도 남는 돈이 확 줄어든다.
이 구조에서 자산을 늘리려면 두 가지뿐이다. 수입을 늘리거나, 돈이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거나.
투자를 재정비했다
통장이 바닥 가까이 갔다가 다시 채워지기 시작할 때, 처음으로 포트폴리오를 정리해보기 시작했다.
QLD, JEPQ, QQQI.를 메인으로 투자하고 있다. 월급이 들어오면 먼저 투자 계좌로 이체하려고 한다. 결혼식 이후 이사를 하면서 아무것도 생활에 필요한 가전이나 가구를 사면서 지출이 발생하고있어 자동이체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주식 계좌에 자동이체를 하고 난뒤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든 생각이 하나 있었다.
돈이 나가는 속도보다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 그 시작이었다.
결혼 준비를 앞둔 분들에게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비용 전체를 먼저 파악하고 예산을 정한 뒤 시작해야 한다.
웨딩홀을 먼저 보면 이미 늦다. 마음에 드는 곳을 보고 나면 비교가 안 된다. 그 상태에서 예산을 잡으면 처음 생각보다 훨씬 많이 쓰게 된다.
- 전체 예산 먼저 합의
- 항목별 한도 설정 (결혼식, 스드메, 혼수, 신혼집, 신혼여행)
- 합의한 범위 안에서 선택
그리고 파트너의 자산 상태도 결혼 전에 솔직하게 확인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돈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닐 수 있다. 부동산이든 적금이든, 언제 꺼낼 수 있는 돈인지가 중요하다.
지금 당장 해볼 것 하나
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항목별 예산표부터 만들자. 웨딩홀, 스드메, 혼수, 신혼집, 신혼여행. 숫자를 먼저 쓰는 사람이 덜 흔들린다.